Medicine/인턴일기

인턴 일기 - 마취과 인턴의 일상

분홍오리 2019. 4. 19.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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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때는 멀리서 바라볼수밖에 없었던 주렁주렁한 마취과 약물 스티커를 종류별로 골라서 쓸 수 있다! 위의 사진은 같이 마취과를 돌고 있는 동기의 핸드폰 사진.

 

로딩이 많았던 3월 신경외과를 뒤로하고, 컴퓨터 앞에 하루 10시간 이상 앉아있을 수 있는 마취과로 와서 몸은 일단 편해졌다. 몸이 편해졌다고 나에게 자유가 많이 생긴 것은 아니다. 마취과 인턴의 기본은 '킵'이기 때문이다.

다른 병원 마취과는 어떨지 모르겠으나, 내가 수련받고 있는 병원에서의 마취과 인턴의 주요 업무는 회복실 킵이다. 회복실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환자가 나오면 옷을 입히거나, 동맥관(a-line)을 빼거나, 삽관을 한 채로 나온 환자는 삽관을 빼거나(extubation) 하는 등 병동에 비하면 간단한 업무를 하고 있다.

처음엔 몸이 편해서 너무너무 당황스러웠고(!!콜이 안오다니!!), 몇일이 지나자 환자 옷입히고 베드 정리하는 일을 하면서 하루종일 뭘 배우는가, 이런 생각도 들었는데, 그래도 시간이 좀 지나니 수술 후의 환자 관리에 대해서 조금 ? 아주 조금 배우는 느낌이다.

혈압이 높아지는 환자에서 nicardipine을 투여하는 것, 간호사 선생님들이 환자들의 NRS를 매겨서 치프선생님에게 보고하면 선생님께서 약물 (propacetamol/fentanyl/pethidine/ketorolac) 종류를 정해주는 것이라던가, 구토감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ramosetron/palonosetron을 투여하는 것을 관찰하고 있다.

사실 니카디핀을 왜 투여해야하는지 왜 진통제는 특정 종류를 투여하는지 몰라서 열심히 교과서를 찾는...중이다 (니카디핀은 심장 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써도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한다). 확실히 다른 과보다는 개인 시간이 많이 생겨서 궁금한 것도 생기는 것 같다.

몇일 전에는 수술 후 부정맥 환자가 생겼는데, 선생님들이 리듬을 보고 평가하더니 바로 약물을 슈팅하고 환자의 리듬이 돌아오는 것을 보앗다. 학생 시절 마취과는 격하고 바쁘게 intubation 후에 조용히 대기하다가 격하고 바쁘게 extubation만...하는 과라고 생각했는데 회복실에서 다양하게 환자를 manage하는 모습을 보니 다이나믹한 과라는 생각이 든다.

아직 모르는 것이 많아서 마취과 교과서에서 postoperative pain, PACU care에 관한 부분을 발췌하여 읽고는 있지만 약제의 선택이나 그 이유는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음...대신 환자들에게 빠르게 안심되도록 설명을 하여 싸인을 유도하는 능력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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