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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의 안과 실습이지만 사실 실습 이전에 안과에 대해서 기억나는 것은... 학문적인 것이 아니라 눈 아파서 외래 갔던 몇몇 경험들이다.

그 중에서도 다래끼가 났을 때 절대 대학병원을 찾지 말라고 말해주고싶다. 1차, 2차, 3차 의료기관은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더불어 다래끼를 진료한 교수님께 죄송한 마음을...

사실 실습생이고 시간이 떴고 몸이 아픈데 급하게 진료를 받으려면 그냥 자기 병원에서 받는게 짱짱이다. 학생 할인도 들어가기 때문이다. 우리는 또한 소견서도 필요하지 않다. (다른 사람에게는 소견서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외래 참관때 알게 되었다.)

그러나 대학병원의 진료를 마음껏 이용하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다...

일반 초기 다래끼 증상이면 동네 병원이었으면 3초만에 '다래끼네요' 진단 내리고 바로 약 받아서 왔을.. 정말 3분도 아닌 3초진료에 가까운 병이다.

그렇게 동네 병원만 다니다 대학병원도 똑같을 거라 생각했나보다.

출처는 구글, 나의 눈과는 관련 없음. 나의 눈은 동양인....

 

 

대학병원에서 다래끼 진료를 받으려면

- 혈압, 체온 등 각종 활력징후

- 가족력 (백내장, 녹내장 등), 알러지 유무 등등

- 과거 안과 질환 유무.. 별거 다물어보였음 기억이 나지 않음

그 외에 진짜 시간낭비라고 생각했던 것

- 시력검사 (떨린다...!)

- (굴절력 검사)도수검사 (????????)

- 안압검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 다래끼라고여 선생님)

- 교수님을 보기 위해서 무한 외래 대기 및 교수님이 아는척할 경우 더욱 무안함

 

아 정말 다래끼 30초 진료 생각하고 갔다가 미추어 돌아버리는 줄 알았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해서 내가 환상적인 치료를 받느냐고? 노노,

진짜 표준 치료를 받았다 ㅋㅋㅋㅋㅋ 표준 중의 표준! 다래끼 치료는 다 똑같습니다 환자분들!!!!!

대학병원은 감기 등 만만한 증상으로 가는 곳이 아니다.

진짜 처방만 받고 싶으면 가정의학과 쌤 보러가야겠다...

여러분 경한질병은 제발 동네료

 

그러나 이렇게 꼼꼼하게 환자 보아서 그 무엇도 놓치지 않는 대학병원 교수님들은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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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분홍오리
배우고 싶고 나누고 싶은 밍밍이 건강, 의학 지식과 정보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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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외과 외래에는 어떤 환자가 올지 궁금했다. 그러나 미용, 성형등을 상담하러 대학병원 성형외과에 방문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오히려 성형외과에서는 나의 마음, 담력을 테스트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대부분의 피부 조직이 한 눈에 보아도 정상 조직이 아니고, 죽어가는 조직임을 알 수 있는 병변을 가지고 환자가 들어온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걸 살릴 수 있을까요?'라고 울며 애걸복걸하리라고 생각하지만, 생각보다 환자는 이미 모든 것을 내려놓았고, 교수님은 오히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아서 죄송한 눈으로 환자를 바라보았다. 변형이 된 채로 오랜 세월을 함께해온 검은 조직을, 젊은 교수님은 맨손으로 만졌고 환자는 무의미하게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네요'라고 이야기했다. 환자는 매우 젊은 나이대였고, 사고 이후 치료를 받았지만 충분치 않아서 병변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였다. 마치 잉여 조직인 양, 삶의 흔적을 담은 검은 조직이 환자와 함께 있었고 교수님은 그저 죽은 살을 만지작거릴 뿐이었다. 방에 있는 사람들은 환자에게 남은 선택지는 오직 절단뿐임을 알았지만, 환자와 대면하는 15분간의 시간동안 절단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우선 여기서 무얼 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죠. 저는 기능을 회복하는데 일단 관심이 많습니다."

성형외과 교수님은 기적을 만들 수 있을까? 세상에 명의는 많지만 죽은 사람을 살리는 의사는 없다. 성형외과도 그렇다. 죽은 조직을 살릴 수 없기 때문에 몸에서 다른 조직을 떼어다가 결손이 있는 곳을 봉합한다. 환자가 덜 불편하도록, 자신감을 더욱 가지고 살아가도록, 성형외과 선생님들은 '미용'이라는 목적 이외에도 환자의 삶을 '재건'하고 있었다.

젊은 환자가 나가고 나서 우울하지만, 동시에 많은 생각이 들었다. 절망적이지만, 환자에게 절단을 절대 언급하지 않던 교수님, 할 수 있는한 최대한 살려보고 싶다며 혈관 조영 검사를 제안한 교수님, 거의 죽은 조직인 환자의 조직을 맨손으로 쓰다듬어주신 교수님.

지금 가장 절망적일 것이고, 절망을 안고 살아갈 젊은 환자를 위해 희망과 용기를 주는 모습이 정말 멋있어 보였다. 여러 병을 다루는 병원에서도, 어떻게 보면 가장 절망적이고 끔찍한 상처를 다루는 교수님이지만 밝게,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정말 존경스러웠다. 우리가 생각하는 '단순히 예뻐지려는' 사람들을 상대로 일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상처로 희망과 자신감을 잃은 사람들의 상처와 내면을 '재건'해주는 존경스러운 성형외과 선생님들이 많다는 것을 깨닳았다.

성형외과는 정말 매력적인 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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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분홍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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