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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외과는 병원 전체 환자 중 정말 많은 수의 환자를 담당하고 있다. 전체 입원환자의 10-15%에 달하는 환자가 신경외과에 입원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레지던트 선생님들은 가끔 정말 무언가를 포기한 눈빛을 보이기도 한다 (...)

입원환자는 많지만 사실 수술을 매일 받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신경외과는 경이로운 것이 내과적 + 외과적 처치를 할 뿐만 아니라 영상을 보고 마취도 하고 시술에 인터벤션까지 모든 것을 담당한다. 마치 부인과가 이 파트는 내것! 이라고 외치는 느낌이었다면 신경외과는 foramen magnum 위로는 전부 우리것! 이라고 외치는 기분이다. 신경과의 학구적인 모습이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

신경외과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본 것은 '숨결이 바람될 때'라는 책을 읽은 후이다. 책의 작가는 영문과를 졸업하고 몸과 마음을 다 알고싶다는 바람에서 신경외과를 택했지만, 수많은 성취와 보상을 앞두고 결국은 폐암 4기로 40세를 넘지 못하고 죽고 만다. 하지만 대신에 떠나기 전에 남은 사람들에게 죽음에 관하여 생각해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책을 남겨두고 갔다. 비록 젊은 나이에 돌아가시기는 하였지만, '마음과 몸을 모두 잘 알고 싶다'는 그의 마음이 느껴질 정도로 신경외과는 학문적인 동시에 정말 극적이었다. 환자 명단을 받아들고 히스토리를 찬찬히 들어보면 죽음은 그리 이질적이지 않은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그저 어느날, 예고 없이, 내일이 와야 할 자리에 와서 작별 인사를 고하기 전에 나를 데려가 버린다.

수술방에서,

lumbar spine compression fracture가 있는 환자의 시술을 보았다. 여성의 경우 폐경이 된 후에는 호르몬의 이유로 골밀도가 많이 감소하고, 정말 별 것 아닌 것으로 압박 골절이 발생하기도 한다. 주로 보존적 치료, 신경 블락 등의 치료를 하지만 그러한 치료에도 너무 아파하고 일상생활을 못 할 정도라면 vertebroplasty를 선택한다.

수술은...(? 시술인가...) 전신마취를 기대하였으나 그런것 따위 하지 않고... 당당하게 환자를 엎드리게 하고 척추체에 구멍 두개를 뚫어 시멘트를 채우는 ....설명만 들으면 정말 야만적인 수술이다. 환자분은 정말 많이 아파했고, 뼈에 무언가를 내리 박는 소리와 망치..등이 오가며 학생들은 무서움을 금치 못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단순히 죽음에 가까워진다는 두려움 이외에도 늙으면서 오는 나의 다양한 신체적 질환을 견뎌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순간, 나이가 무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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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분홍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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